- 학부모들 "학생 안전 무시한 평가, 전면 재검토 필요"

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 옛 홈플러스 부지에 건립될 예정인 51층(지하 8층) 업무시설 공사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교통영향평가가 졸속으로 진행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급증할 교통유발량에 비해 교통영향평가의 대안이 허술하다는 주장이다. 특히 학생들의 안전문제를 지적하는 사전검토 의견서에 대부분 '미수용' 의견을 냈음에도 통과된 사실이 학부모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지난 30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제니스 비대위(위원장 홍일표), 선프라자 비대위(위원장 염학재), 해원초등학교 학부모 등 마린시티 주민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홈플러스 부지 업무시설 및 실버타운 공사 반대와 계획의 전면 재검토를 요구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해원초등학교 교차로는 이미 처리 한계점에 도달한 상황인데, 인근에서 초고층 건물 두 개의 사업이 동시에 추진되면서 교통량이 자연적으로 증가할 수밖에 없다"며 마린원PFV의 교통영향평가가 졸속으로 처리됐다고 밝혔다.
마린원PFV의 51층 업무시설에 예정된 주차 대수는 2,930대로, 이로 인한 일일 교통 유발량은 1만 7천대에 달한다. 이는 작년 대비 7배가 넘는 증가로, 신호변경과 신호기 설치만으로는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비판이 나왔다. 더불어 비에스디앤씨가 유발할 5천여 대의 차량을 고려하면 최소 10배 이상 교통량이 증가하게 된다.
포인트경제가 확보한 교통영향평가 자료에 따르면, 마린원PFV는 '공사부지 남측도로 유턴 차량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1개 차로 추가 확보를 검토하라'는 사전검토 의견을 '미수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마린원PFV는 '이미 유턴이 가능한 상태'라며 '원활한 유턴을 위해 50cm를 추가 확보하겠다'고 답했다. 또한 '마린시티3로의 수영 2호교 방향 좌회전 차로 추가 확보 방안'에 대해서도 차로 추가 확보 대신 '좌회전 차로 길이 연장'을 선택했다.
학생 안전 문제에 대한 지적도 '미수용'됐다. '본 사업부지 설계도상 남측 출입구는 해원초교 앞 교차로와 같은 노선에 있어 통행 차량 증가 및 주차장 입출차 차량으로 인해 학생 안전이 심각히 우려되니 출입구를 폐쇄하고 다른 위치로 진출입할 수 있도록 설계변경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대해, 마린원PFV는 '진출입구를 변경할 수 없다'며 '진출입구에 차량 경고등을 설치하겠다'고 답했다.
자녀의 하교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기자회견에 참석한 해원초등학교 학부모 이혜미 씨는 "우리 아이들의 안전 문제와 교통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려 하는가. 졸속으로 처리된 교통영향평가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하게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