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범어사 괘불도·괘불함, 국가등록문화유산 등록… 보림사 소장 고불서도 시문화유산자료로 지정
부산시가 소장한 불교문화 유산이 잇따라 국가 및 시 문화재로 등록되며, 지역의 문화적 위상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시는 26일, 「부산 범어사 괘불도 및 괘불함」이 지난 3월 18일부로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공식 고시됐으며, 「대혜보각선사서」 1점이 시문화유산자료로 지정됐다고 밝혔다.

이번에 등록된 국가문화유산은 범어사 성보박물관에 소장된 「괘불도와 괘불함」이다. 1905년 금호당 약효 등 당대 대표 화승들에 의해 그려진 이 괘불도는, 전통 불화의 틀 안에 근대적 음영 기법을 조화시킨 작품으로 평가된다. 괘불과 함께 등록된 괘불함 역시 동일한 금속 장식을 갖추고 있어 같은 시기에 제작된 것으로 보이며, 근대기 불교 회화와 공예 수준을 동시에 보여주는 귀중한 유물이다.
괘불도는 원래 사찰 중정에서 야외의식을 거행할 때 괘불지주에 걸어 사용되며, 평소에는 괘불함에 넣어 불전 뒤에 보관된다. 문화재청 국가유산청의 심의를 거쳐 3월 18일 정식 등록되면서, 부산시는 현재 총 23건의 국가등록문화유산을 보유하게 됐다.
한편 같은 날, 보림사가 소장한 16세기 간행본 『대혜보각선사서』가 부산시 문화유산자료로 지정됐다. 이 목판본은 1574년 황해도 월정사에서 간행된 희귀한 불서로, 임진왜란 이전 간행본으로서의 역사적 가치는 물론, 중국 불서가 한국 불교에 수용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핵심 자료로 평가된다.
『대혜보각선사서』는 중국 송나라의 대혜보각선사가 제자들에게 보낸 편지를 모은 선불교 지침서로, 특히 간화선 수행법의 이론적 기초를 설명한 고전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책의 앞부분은 다소 훼손됐지만, 전체적으로는 간기면이 온전하게 남아 있어 서지학적으로도 의미가 크다.
부산시는 이번 문화유산 지정으로 시가 보유한 전체 국가유산 수가 총 568건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이는 국가지정문화재 91건, 국가등록문화유산 23건, 시지정문화재 318건, 시문화유산자료 129건, 시등록문화유산 7건을 포함한 수치다.
조유장 부산시 문화국장은 “이번 등록은 우리 지역의 소중한 문화유산이 국가적으로도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의미”라며 “앞으로도 문화재 발굴과 체계적인 보존을 통해 부산 시민 모두가 지역의 유산을 향유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